추수감사주일에...

칼럼 2011/11/22 23:20

어려운 상황이다.. 하루하루를 버텨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계획은 사람이 해도 그 계획을 이루어가시는 분은 하나님이신 것을 새삼 깨닫는데....

너무 힘든 한 해를 보내다 보니 금년에는 나도 지친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학교가 쉬웠던 적은 없었지만 올해는 유난히 그 어려움의 정도가 크다. 어려움을 덜어줄 거라는 생각을 갖고 했던 일들이 오히려 더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일도 있고 보면 세상일이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더욱더 절실히 느낀다.

그러니 주위를 돌아보면 힘든 사람들뿐이고 그래서 내 어려움을 말할 사람들도 없다.

미국 생활이 어렵긴 했어도 그 원인은 뭔가 잘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형편은 총체적 난국이라고 표현할 만한 상태라서,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한다.

태평양을 건너오면서 우리에게는 막연하지만 꿈이 다들 있었을 텐데.. 그 꿈을 이룬다는 것이 우리 세대에는 어려운 일인가 보다.
그러나 우리의 힘듦이 우리의 후손에게 삶의 터전을 일구는 것이라면 그다지 절망할 일도 아니다.

제일차대전 후에 미국에 경제 공황이 왔을 때 길거리에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즐비했다고 하던데 이민 온 우리들이 아직 길거리에 나앉은 상황은 아니니 이 또한 다행한 일이다.

주일예배에 보이지 않는 분들이 몇 분 있는데 그분들의 사정을 보면 먹고 사는 것 자체가 힘겨워서 교회에 오는 것조차 힘들기 때문인 것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함께 기도합시다라는 말도 쉽게 꺼내기가 민망하기만 하다.

토요일 예배당에 홀로 앉아 강단의 휑한 모습을 바라보자니 마치 우리 교우들의 삶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오늘은 우리가 추수감사 주일로 지키는 날이다.
오늘만이라도 서로 위로하면서 편안한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먹고 즐겁게 놀고....

낯선 이국땅에서 버텨내고 있는 우리들의 대견함을 서로 발견해주자.
그리고 희망을 갖도록 격려하자.

(2011.11.20)